네이버의 2021년 실적이 드디어 지난 1월 27일 공개되었습니다. 역대 최대 실적인 연매출 6조 원, 영업이익 1조 3,255억 원을 기록하였는데요. 이는 각각 전년대비 28.5%와 9.1% 성장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앞다투어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이는 결국, 돈을 많이 벌던 광고형 매출 비중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작년에는 서치플랫폼 부문 매출 비중이 48.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비중 5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수익성 강화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핀테크나 콘텐츠 부문은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어려우니, 결국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화되고 규모가 있는 커머스가, 영업이익 개선의 선봉에 서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올해 커머스 기능과 솔루션 등 관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여 매출액을 늘리는 액션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전체 거래액 대비 매출액 비중을 뜻하는 Take Rate가 2020년 기준으로 네이버는 4.1%로 추정되는데요. 유사한 오픈마켓 사업을 하던 이베이코리아는, 같은 기준으로 본 비율이 6.5% 정도니까, 그다지 효율이 좋지 못했던 셈입니다.

따라서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의 비용은 당장 줄일 것은 딱히 없으니, 여지가 있는 매출액을 늘려 영업이익을 추가 확보하는 길을 택한 거로 해석되는데요. 이미 유사한 방식을 통해 다양한 매출원을 보유하고 있는 쇼피파이라는 롤모델이 존재하는 만큼 진도가 꽤 빠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최초로 언급된 크림을 주목해야 합니다. 크림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으로 시작하여 현재 전체 리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요. 작년 12월 거래액이 무려 전년 동기 대비 3배 성장하여 1,0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세와 규모 모두 의미 있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솔드아웃이나 번개장터 등 경쟁자들이 존재하고요. 국내 리셀 시장이 아무리 커진다고 해도 단기간에 네이버 전체 거래액을 움직일 정도는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왈라팝을 중심으로 유럽 리셀 시장에 손을 뻗고 있고요. 크림 자체도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리셀이라는 특정 시장을 발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둔다면,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기에 충분할 테니까요.

현재 네이버는 분명 성장과 수익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국내 스마트스토어에서도 기술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요. 국내외 리셀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며 멋지게 극복해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여러분들은 트렌드를 어디서 확인하시나요? 커머스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소비 트렌드를 모니터링하는 건 숨 쉬는 것처럼,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일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 매년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를 구매하는 건 물론, 트렌드 관련 콘텐츠는 빠짐없이 챙겨보곤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품 관점에서의 트렌드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은데요.

더욱이 고맙게도 국내 1위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매년 실제 펀딩 데이터를 기반으로 와디즈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해당 트렌드 키워드를 뽑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우선 펀딩 금액은 물론, 참여 서포터 수, 긍정 바이럴까지 집계하여 인기를 끈 프로젝트를 추리고요. 이중 유사한 특성을 가진 프로젝트끼리 묶다 보면, 인사이트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사이트를 키워드 형태로 정제하여 발표하는 겁니다.

트렌드를 확인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한 건 직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비교해보는 겁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고작 1년 만에 와디즈가 말하는 트렌드가 확 달라졌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발표된 와디즈 트렌드 키워드의 핵심은 '긍정적인 영향력'이었습니다. MBTI라고 한다면 E 성향이 대세였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사람들의 관심이 사회와 주변으로 퍼져나갔고요. 특히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무척이나 강했습니다.

물론 모든 키워드가 작년과 결이 달라지건 아닙니다. 당연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는 트렌드도 존재합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는 건 올해도 반복되고 있는데요. 다만 작년엔 보다 집에서 즐기는 행복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올해는 조금 더 안전의 중요성이 올라간 "Stay Safe(안전하고 소중한 홈 스윗 홈)"이 키워드로 채택되었다는 점이 살짝 다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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