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올리브영 전자라벨 도입 2. 올웨이즈 채용 전략
01 올리브영 스마트 전자라벨 도입에 감춰진 비밀
02 올웨이즈의 MD 채용 전략이 바뀌게 된 이유는
03 뉴스 TOP5 - '자사몰이 플랫폼보다 비싼 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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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측면만 봐서는 안 됩니다
올리브영의 스마트 전자라벨 서비스, 들어보셨나요?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라벨을 테스트하더니,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대면 온라인몰 상품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이는 이달 초 엑스(X, 트위터)에서 1.6만 회 넘게 공유되고 32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죠.
이를 본 많은 이들이 “신기하다”, “유용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기술 중 가장 진보된 형태라 평가할 만합니다. 기존 QR코드는 촬영이 번거로웠지만, 스마트 전자라벨은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상품 정보를 즉시 보여주니까요.
올리브영에 따르면, 특히 색조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최대 4가지 색상을 간편히 비교하고, 비슷한 피부톤의 고객 후기도 함께 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직접 매장에서 체험해 보니, 한계가 보였습니다. 기능을 알리는 작은 구현물 외에는 사용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장치는 없었습니다. 여러 매장을 둘러봐도 실제 사용하는 고객을 찾아볼 수 없었고, 직원에게 문의해 봐도 이용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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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성도 불안정했습니다. 일부 제품은 스마트폰을 대자 즉시 상품 페이지가 떴지만, 어떤 제품은 아예 반응이 없었습니다. 올리브영에 문의해 보니, 기기별 NFC 위치 차이 때문이라며 앞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기능적인 보완과 대대적인 홍보 없이 대중화되기는 어려워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스마트 전자라벨 도입은 단순한 ‘고객 편의성’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운영 측면에 숨겨진 포인트들이 더 흥미롭죠. 이 부분을 들여다보면, 올리브영 비즈니스의 진짜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선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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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측면에 진짜가 있습니다
올리브영 스마트 전자라밸이 가지는 진짜 의의는 운영 효율성과 시장 전략에 있습니다.
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스마트 전자라벨은 고객 편의성보단 오히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예전에는 종이 가격표를 일일이 교체해야 했지만, 전자라벨은 이를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실제로 매장 직원들이 꼽은 가장 큰 변화는 '가격 관리가 편해진 것'이었죠. 재고 연동으로 품절 시 자동 표시되는 기능 또한 업무 부담을 덜어줬다고 합니다.
특히, '오늘드림' 배송기지 역할까지 맡은 매장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지만요. 전자라벨 덕분에 고객 응대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본부 차원에서도 전국 프로모션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정하거나, 재고 기반 할인 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요.
② 온·오프라인 가격이 같아집니다
스마트 전자라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 차이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따라서 이는 곧 올리브영이 '가격 일관성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은 직매입 구조에서 나옵니다. 상품 가격을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여기에 '항상 최저가'라는 인식까지 심어준다면, 구매 전환율은 크게 높아질 겁니다. 고객 입장에선 온·오프라인 모두 올리브영이 최선의 구매처라고 인식하게 될 테니까요. 이렇게 온라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며,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도하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③ 직영점이 빠른 확장을 가능케 합니다
올리브영은 스마트 전자라벨을 빠르게 전국으로 확장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올리브영 N 성수’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불과 서너 달 만에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며, 올해 연말까지 전 직영점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죠.
이런 빠른 확산이 가능했던 비결은 높은 직영점 비중 덕분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의 직영점 비중은 83.5%에 달하며, 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다른 리테일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시 대리점과의 이해관계에 부딪히는 것과 달리, 올리브영은 직영점 중심의 운영 덕분에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앞으로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때마다 올리브영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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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앞서 살펴본 세 가지 포인트는 스마트 전자라벨이 당장 보여줄 수 있는 효과일 뿐입니다.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실험과 확장도 가능하죠. 예컨대, 매장과 온·오프라인 연동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매장 운영이 가능합니다. 재고는 최소화하고, 매장에서 상품을 테스트한 뒤 온라인 결제 및 '오늘드림' 배송을 받는 방식도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처럼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구현할지도 모르고요.
무엇보다 고객들이 전자라벨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면 파급력은 훨씬 커질 겁니다. 아직 완벽한 옴니채널 경험을 구현한 사례는 없기에, 올리브영이 이를 실현한다면 그 차별성은 상당할 테니까요.
그리고 올리브영이기에 더 큰 기대가 생깁니다. 매장 픽업 서비스도 올리브영 이전에 시도한 곳은 많았지만, 이를 일상으로 정착시킨 건 올리브영뿐이었으니까요. 이번 스마트 전자라벨을 시작으로, 이론에 머물던 옴니채널 경험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며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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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B>
올웨이즈의 MD 채용 전략이 바뀌게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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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B>에서 B는 최신성이 강조되는 ‘트렌드’와 대비되는 ‘베이직(basic)’과 ‘책(book)’을 의미합니다. 외부 필진 도그냥님이 좋은 교양서를 주기적으로 소개하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전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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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 자율 운영'에 맡기려 했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MD(머천다이저)는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입점 관리, 가격 전략, 마케팅 기획, 셀러 커뮤니케이션 등 MD는 단순한 상품 등록을 넘어 플랫폼 성장을 이끄는 핵심 직군으로 여겨지죠. 그래서 올웨이즈를 운영하는 레브잇이 보였던 초기 채용 전략은 업계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올웨이즈는 설립 초기부터 MD 직군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는 전략을 택했는데요. 대신 ‘프로블럼 솔버(Problem Solver)’라는 다목적 인력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프로블럼 솔버는 개발, 디자인, 프로덕트 매니징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풀스택 직원’ 개념으로, 스타트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였죠. 하지만, 이커머스 운영에 필수적인 마케팅과 영업 역할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고, 공식 소개에서도 프로덕트팀의 역할에 더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MD 업무 중 ‘입점 아웃바운드’조차도 파트타임 형태로만 모집하며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해당 채용 공고가 MD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업계 일부에선 이를 비판하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올웨이즈는 '빠른 개선과 발전을 위해 별도의 직무 구분을 두지 않는다'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MD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입점 이후에는 셀러들의 자율 운영에 맡기려는 전략이었습니다. 플랫폼을 구축해 입점만 안내하면, 이후 셀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장을 만들어낼 것이라 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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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이커머스 시장의 현실을 간과한 것이었습니다. MD는 단순히 셀러를 관리하는 직무를 넘어, 시장에 전략적으로 개입해 플랫폼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MD는 상품 가격을 조율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셀러의 다양한 판매 전략을 이해해 마케팅 기획에 반영하며, 상품 노출 및 검색 최적화를 주도합니다. 때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시스템에 상품을 직접 등록하는 등 ‘수고로운’ 역할도 마다하지 않죠. 이런 전략적 개입 없이, ‘자율 운영’만으로는 시장 성장을 이끌 수 없다는 점을 올웨이즈는 간과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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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 MD가 존재할 수 있나요?
원래 MD라는 용어는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의 줄임말로, 리테일 업계의 매입이나 상품 기획에서 출발했습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의 MD는 전통적인 의미의 MD와는 다르며, 어카운트 매니저(Account Manager)나 카테고리 매니저(Category Manager, CM)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업체의 입점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던 거죠. 그런 이유로 올웨이즈는 MD를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 형태로 운영하려 했던 건데요. 하지만 MD의 업무를 단순한 입점 안내 수준으로 축소할 수 있을까요?
이쯤에서 떠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가짜 노동』입니다. 이 책은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의미 없는 노동'을 '가짜 노동'이라고 정의합니다. 특히 관리자들이 직원의 근무 몰입도를 신뢰하지 못해 불필요한 관리제도를 만들거나, 각 팀이 효율성을 강조하며 쓸모없는 절차를 만들어내는 상황이 대표적이죠. 그리고 가장 심각한 가짜 노동은 시간 단위로 관리되는 업무 구조 속에서,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데 급급한 비효율적인 노동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이커머스 MD의 업무는 '가짜 노동'일까요? 단순히 업무 시간을 채우는 형식적인 절차일까요? MD의 주요 역할을 살펴보면, 그들의 일이야말로 오히려 매출과 직결되는 전략적인 업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 MD는 가격을 조율하고 판매 전략을 수립합니다: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협상을 통한 가격 최적화 없이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 MD는 셀러들과 협력하여 마케팅을 기획합니다: 셀러는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에서 프로모션 계획을 운영하기에, 한정된 기획전과 프로모션 일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MD의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 MD는 플랫폼의 운영 구조를 최적화합니다: 단순한 입점 안내만으로는 셀러가 플랫폼의 규칙에 맞춰 행동하지 않으며, 고객에게 최적화된 셀러를 구분해 생태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설령 자동화를 시도하더라도, 그 전에 기업 내부에 충분한 노하우가 쌓여야 합니다.
『가짜 노동』이 지적하는 핵심은 "의미 없는 절차가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것이지, "모든 일이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MD의 업무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절차 속에서도 이커머스 성장을 이끄는 본질적인 역할을 합니다. 커머스는 장사이고, 이커머스는 온라인에서 하는 장사니까요.
결국 MD의 역할을 파트타임으로 축소하고, 단순 입점 안내로 한정하려 했던 올웨이즈의 초기 전략은, MD 업무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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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채용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올웨이즈도 변화를 선택하게 됩니다. C커머스의 공세와 카테고리 확장 과정에서, 셀러의 자발적 운영만으로는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진 거죠. 올웨이즈 HR부서는 링크드인을 통해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며, 프로블럼 솔버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 직군별 채용을 시작한다고 밝힙니다.
2024년 10월, 드디어 올웨이즈는 '셀렉션 그룹'을 신설하며 전 카테고리에 걸쳐 MD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라, 이커머스 플랫폼이 단순한 기술 기반 시스템이 아닌 '전략적 개입'이 필요한 비즈니스라는 깨달음의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올웨이즈는 스타트업 특유의 효율성을 좇다가 MD의 중요성을 간과했지만, 성장을 위해 결국 MD 조직을 확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례는 이커머스가 기술만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반드시 사람이 개입해 시장을 읽고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죠.
이커머스의 핵심은 단순한 시스템 구축이 아닙니다.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덕트팀이 시스템을 설계하고, MD와 마케터가 데이터를 분석하며 전략적 개입을 통해 성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따라서 올웨이즈의 변화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이커머스 업계 전체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가 해답이 아닙니다. 사람의 전략이 먼저입니다."
MD 직군이 이커머스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편집/윤문 | 기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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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드립니다!
- 지난주 뉴스레터 마지막 문단에 오타가 있었습니다.
- 쿠팡의 2023년 연간 실적 → 쿠팡의 2024년 연간실적 - 2024년 이커머스 시장 → 2025년 이커머스 시장
새해가 된 지 두 달이 훌쩍 지났는데, 전 여전히 2024년에 살고 있었나 봅니다😢 앞으로는 더 꼼꼼히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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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플랫폼, 리셀러의 사정을 알아봤습니다
이제는 기본 혜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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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은 물론, 광고나 구독까지 확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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